글 윤여림 그림 안녕달

F는 절대 읽지 말라는 그림책 ‘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’를 사보았다.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하는 다섯살 딸과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사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어주었다.
눈물이 날 것 같아 마지막 두 페이지는 차마 읽어주지 못했다. 나는 T인데도 울컥하던데, 사놓고 절대 안꺼내고 구석에 쳐박아뒀다는 다른 사람들 말이 이해되었다.
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 생각도 났지만 엄마 생각도 많이 났다. 나도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는데, 우리 엄마도 이런 마음이겠지 싶어서 더 울컥했다. 언젠가 내 아이들과 멀어질 것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마음 한구석이 시리고 허한데 엄마는 어떻게 견뎠을까.

결혼하고 신혼집에서 자는 첫 날밤, 자취나 기숙사 경험이 전무했던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다른 집에서 지내게 되었을 때 이제 더이상 엄마와 한 집에서 살 수 없는거구나 싶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. 우리집은 친정에서 도보로 10분이었는데도 말이다;;; 황당해 하면서도 나를 달래주던 남편이 생각난다.
먼 훗날 우리 딸도, 아들도 집을 떠나는 날이 오겠지. 그때 나도 엄마가 그랬던 것 처럼 아이들을 덤덤하게 보내 줄 수 있을까. 넓은 세상을 맘껏 누비라며 멋지게 보내줘야겠지.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너만의 세상을 만나 비도 맞아보고 햇살도 느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응원해 줘야지. 그러다 힘들면 비를 피해 잠깐 엄마의 그늘로 와서 쉴 수 있도록 크고 멋진 나무가 되어 줄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.
동화책이지만 아이보단 어른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책인 것 같다.
이 책의 마무리에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해주고 싶을 만한 얘기가 써 있었는데 공감도 가고 언젠가 내 품을 떠날 아이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서 차마 읽어주지 못했던 그 부분을 글로나마 옮긴다.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.
사랑하는 아이야,
–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–
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렴.
날다가 힘들어 쉬고 싶을 때
언제든 돌아오렴.
![[Book]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](https://yoon2yoon2.com/wp-content/uploads/2025/12/img_5858.jpg?w=1024)
댓글 남기기